오늘 드디어 부캐 프리스트 85 찍고 케이그 들었습니다. 전부터 결심했던 대로 오늘부로 모든 메
이플스토리 관련 활동 중지하려고 합니다. 사실 주말에도 컴퓨터를 못하는 상황이라 플포 한번
들르기도 참 힘들고요. 이제는 더이상 메이플에 빠져있을 때가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무리 열심히 레벨업 해 봤자 내 인생이 그만큼 바뀌는 건 아니다라는 생각도 들고요.
본캐는 멋있는 90제 도끼를 들고, 부캐는 케이그를 들었으니, 이제는 해볼거 다 해봤다는 생각도
들더군요. 친창, 길창에 접는다고 하니까 많은 분들께서 만류하시더군요. 도파님 가지 말라고,
같이 100 찍자고... 하지만 뿌리쳤습니다. 사람들이 점점 이기적으로 변해가는 걸 보면서, 어느
새 1:1을 해주다가도 듀얼 제의가 들어오면 용기사를 차버리는 저의 모습을 보았고, PC방에서
먹고자고 하는 폐인들을 한심하게 쳐다보면서, 어느새 하루에 16%에서 시작해서 경험치 430만
을 먹고 100%를 찍고야 마는 저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러면서, 이러면 안되는데.. 하면서도 빠져드는 저의 모습을 보기도 했고요...
옛날에 메이플 아일랜드의 한 명의 초보자가 있었습니다.
그는 페리온이 뭔지도 몰랐고, 파이터가 뭔지도 몰랐습니다.
그는 하는 수 없이 혼자서 수련에 수련을 거듭했습니다.
늑대의 발톱에 채여 가며, 좀비의 독에 걸려 가며, 뜨거운 불을 맞아가며..
그럭저럭 그는 어느새 레벨 70이 되었고, 3차 전직을 하였습니다.
그는 더이상 수련을 하지 않으려 했지만,
수많은 사람들의 조언과, 도움과, 지원이
그를
마침내는 머쉬맘을 한방에 잡을 수 있는
레벨 90의 도끼 크루세이더로 만들었습니다.
또 옛날에 메이플 아일랜드에 한 명의 초보자가 있었습니다.
그는 엘리니아가 뭔지, 클레릭이 뭔지는 알고 있었고,
몇명의 아는 분들이 있었기에,
단숨에 크로미를 들 레벨이 되었고,
마찬가지로 수련을 그만두려 했습니다.
하지만, 수많은 좋은 사람들의 지원으로
그는 마침내 염소머리지팡이를 들 수 있는
레벨 85의 프리스트가 되었습니다.
클레릭이 레벨 40이었을 때,
역시 메이플 아일랜드에 한 명의 초보자가 있었습니다.
그는 이미 모든 걸 알고 있었습니다.
창고캐릭을 뽑는 테스트에서,
그는 첫 달팽이를 잡고 망토 마나 100% 주문서를 얻음으로써,
가뿐하게 통과했습니다.
하지만 그의 주인은 그를 아낄 마음이 없었기에,
레벨업조차 잘 시키지 않았고,
레벨업 할 때마다 얻는 5개의 스탯조차
모든 스탯에 골고루 나누어 찍었고,
검사로의 전직도 시키지 않았지만,
앞의 두명보다 훨씬 긴 시간이 지난 후,
마침내는,
앞의 두명의 아이템과 돈을 받아 관리해 주는
레벨 15의 전사가 되었습니다...
그의 주인은 갑자기 허무함에 빠져들었습니다.
내가 지금 무얼 하는 것인가.. 게임 회사 좋은 일만 시켜주는건 아닌가..
나의 참된 모습은 과연 무엇이며, 난 무엇을 꿈꾸는가...
주인의 머릿속은 너무나 혼란해졌고,
마침내는 결정했습니다.
지금은 떄가 아니다.
메이플스토리는 존재하는 한 언제든지 할 수 있지만,
공부는, 인생으로 나가기 위한 연습은,
지금이 아니면 안 된다.
물론 그는 괴로웠습니다.
웃는 캐릭터들을 볼 때마다, 아는 분들의 농담을 들을 때마다,
그는 흔들려야 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이제 흔들리지 않습니다.
2007년 수시 결과가 발표되는 날,
그 날, 메이플스토리가 아직 서비스정지가 되지 않았다면,
그는 자신의 캐릭터들을 다시 돌보리라 마음먹었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정말로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여러 난관을 극복해 나갈 수 있었던 건,
많은 분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여태까지 저의 캐릭터들과 한번이라도 대면했던 분들과,
플포 법게를 비롯해 제 글을 읽어주시고, 답변을 달아주셨던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네요.
이제 저는 갑니다.
몬스터가 아닌 사람들과 맞부딪치기 위해..
미래가 항상 행복하지는 않겠죠.
하지만 지금의 이 결정이,
나중에는 웃으며 '그랬었지'하고 회상할 수 있는
추억으로 남아줬으면 하고 생각할 뿐입니다.
안녕히 계세요.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P.S. 동영상 찍을 때, 프리스트 키울 때, 많은 도움 주신 oOPhoenixOo님 감사합니다.
'메이플스토리 > 플레이포럼글 백업'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06.10.19. (0) | 2011.03.15 |
---|---|
2006.10.16. (0) | 2011.03.15 |
2006.09.17. (0) | 2011.03.15 |
2006.09.02. (0) | 2011.03.15 |
2006.04.22. (0) | 2011.03.15 |